[등장인물]
- 태수(유해진), 석호(조진웅), 준모(이서진), 영배(윤경호)
- 수현(염정아), 예진(김지수), 세경(송하윤)
[민수에게서 카톡이 온다...]
- 수현 : 아유 또 민수씨네... 왜 답장 안주냐고...
- 태수 : 아, 진짜 귀찮게 하네... (‘친구 집들이 와있어. 내일 얘기해’ 라고 답장을 쓴다... 이때, 영배의 표정이 안좋아진다...)
- (다시 카톡이 온다)
- 수현 : ‘병신새끼?’ 이 사람 뭐예요? 왜 당신한테 욕을 하고 그래요?
- 태수 : 왜 그러냐면 이 사람이 평소에는 양반이야 그런데... 술만 쳐먹으며는... 어디가서 시비걸고... 욕하고... 이 지랄이거든... 그래서 지금 짤를까 생각중이거든...
- 준모 : 개구나 개...
- 태수 : 술먹으면 개야...
- (전화가 온다)
- 수현 : 받아서 따끔하게 한마디 하세요... 사람이 술을 마셔도 그렇지 그러면 안돼...
- 영배 : 술 취한 사람을 뭐하러 상대해... 받지마..
- 태수 : 그지? 그게 낫겠지?
- 예진 : 아니야 오히려 통화 녹음해서 들려주는 게 좋을 거 같아... 그래야 자기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... 이거 습관이야...
- 태수 : 아니야, 그것보다...
- 수현 : (전화 연결)
- 민수 목소리 : 몸이 안좋다며... 근데 친구 집들이 가있어? 재밌니? 나 이렇게 속상하게 해 놓구... 다른 놈하고 시시덕거리니까 좋아? 친구? 웃기시네... 걔들은 니가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? 그래도 친구해 주겠데? 어디 잘 먹고 잘 살아봐... 이 병신새끼야...
- 태수 : 여보세요? 여보세요? 사무장? (갑분싸) 아유 이거 사무장 엄청나게 취했어... 이렇다니까 사람이... 나한테 남자를... 이씨... 내가 남자를... 아유 죽겠다... 왜 그래? 왜 다 이상하게 봐? 취해서 그런거야... 취해서... 내가 내 얼굴에 침뱉는 것 같애서... 사실은 얘기를 안했었는데... 사실 이 새끼가 게이야... 그래 그게 다야...
- 수현 : 나한테 왜 말 안했어...
- 태수 : 뭘 얘기해? 그냥 회사 동료구... 그냥 게이야... 어어... 그냥 이 친구들한테... 다 얘기했어... 니들 알잖아... 얘기좀 해줘...
- 석호 : 회사 동료래...
- 준모 : 게이구...
- 수현 : 그 사람이랑 잤어요?
- 태수 : 뭐?
- 수현 : 잤냐구요...
- 태수 : 아휴, 참나... 누가 누구랑 자? 이 여자가 미쳤나... 그냥 회사 동료야... 같이 일하는... 지가 게이다 보니까... 나도 게이라고 생각할 뿐이야... 그게 다야...
- 준모 : 어, 그래... 게이들은... 모든 남자가 게이이길 바라잖아...
- 세경 : 그건 아니야... 그런식으로 비하하면 안돼...
- 준모 : 어... 야... 태수야 미안하다... 비하할 마음은 없었다...
- 태수 : 뭐 그게 왜 나한테 미안한 건데?
- 수현 : 다 필요없구... 당신이 이 박민수라는 사무장하고 잤는지 알고 싶다구! 잤어요?
- 태수 : 아휴, 야 현수현... 수현아... 봐봐... 너하고 나하고 15년을 같이 살았잖아... 그치? 우리한테 애가 셋이 있잖아... 그거 어떻게 만든 거야? 내가 남자를 좋아하겠어? 난 남자를 진짜루 싫어... 니가 나를 몰라서 그러는 거야?
- 수현 : 네... 지금 보니까 모르는 거 같아서 그래요!
- 태수 : 어우... 나 진짜 돌아버리겠네... 야... 좀... 니들이 좀 어떻게 좀 얘기해... 니들은 날 알잖아... 마... 좀 얘기좀 해줘... 수현아 봐봐... 수현아... 봐봐... 진서, 진철, 진이 엄마, 나좀 봐봐! 내가 남자랑 잔다는 게 상상이 돼? 내가 이렇게 하고? 아니면 이렇게 하고 잔다는 게 상상이 돼? (영배를 보고...) 하... 나쁜 뜻은 아니고... 나 답답해서 그래... 난 그쪽 취향이 아니거든... 응? 수현아... 내가 맹세할게... 그 민수라는 놈하구... 난 손끝하나 스치지 않았어... 알았어? 나 맹세해... 자 그러니까 끝! 이제 그만 얘기하자... 울지마 오늘 그렇게... 걸핏하면 울어 그냥... 됐어... 끝... 그만하자... (이때 카톡)
- 수현 : 민수씬데... 당신 입술이 그립대... (울면서) (포도주 먹고 잔을 내려놓다가 깨뜨린다...) (여자들이 수현을 데리고 방으로...)
[남자들끼리의 대화...]
- 태수 : 아유...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...
- 준모 : 됐어... 너 아무 말도 하지 마... 닥치고 있어...
- 태수 : 넌 또 왜 그래 임마?
- 준모 : 왜 그래? 그게 할 말이냐 새끼야?
- 석호 : 일단 앉어... 태수 얘기좀 들어보자...
- 준모 : 야, 들어보긴 뭘 들어봐... 40년 동안 안한 얘기 이제와서 듣자구? 그래 들어보자 어떻게 된건지... 야 얘기해봐...
- 영배 : 뭐가 어떻게 돼... 태수는 그냥 우리가 알던 태수야... 변한 거 하나도 없어...
- 준모 : 넌 시끄러 새끼야... 야 니들은 참 고상해서 좋겠다... 어? 좋은 대학 나온 새끼들은 다 그런 거냐?
- 석호 : 준모야!
- 준모 : 맞잖아... 니들이 그동안 나 얼마나 무시했어... 난 뭐 조금만 잘못해도... 천박하니 어떠니 쌍욕 하고... 태수 이 새끼가 잘못한건 다 사정이 있어서네?
- 태수 : 넌 내가 뭘 잘못했는데?
- 준모 : 니가 잘했다고 생각했으면 그동안 왜 얘기 안했는데?
- 태수 : 내가 왜 니한테 얘기를 해야 하는데?
- 준모 : 왜?
- 태수 : 그래 왜...
- 준모 : 그걸 씨발 말이라고 해? 우리가 어릴 때 맨날 빨가벗고 영랑호에 살았어... 대학교 땐 니 고시원에서 두달 얹혀 살았구... 군생활 내내 내무반 니 옆자리였어... 야 그 정도면 너가 게이인거 내가 알아야 되는거 아니냐?
- 태수 : 야 너 똑바로 얘기해봐... 넌 지금 내가 너한테 말 안한 게 문제니, 내가 게이인 게 문제니?
- 석호 : 야, 야, 그만 좀 하자... 응? 그만해...
- 준모 : 그래 알았어... 다들 마음이 넓고 교양이 넘쳐서 이 상황이 이해가 되나본데... 뭐 그럼 속좁고 무식한 내가 따라야지 뭐... 어? 평생 니들 따까리였으니까... 내가 잘못했다, 씨발... 됐냐?
- 태수 : 내가 잘못했다... 우리가 친구라고 믿은 내가 잘못이다...
- 석호 : 야 그 입은 대고 마시지 마...
[방에서... 여자들끼리 대화]
- 예진 : 분명히 태수 오빠도 이유가 있을 거야... 술김에 실수를 했거나, 아주 단순한 호기심이거나... 남자들 저 나이 되면 인생 덧없다고 느끼면서 일탈하는 경우가 있어...
- 세경 : 아무리 그래도 배우자를 두고 그런 짓 한건 정당화 될수 없어요... 그게 여자든 남자든지간에요...
- 수현 : 시끄러... 지금 중요한 건... 그 새끼가 내 남편의 입술을 그리워한다는 거야... (밖으로 나간다)
- 태수 : 손 괜찮아?
- 수현 : 언제부터예요?
- 태수 : 뭐?
- 수현 : 남자한테 그런 감정을 느낀 게 언제부터냐구요? 나 만나기 전에도 그랬어요?
- 태수 : 아유, 그거는... 나중에 얘기하자...
- 수현 : 우리 같이 안 잔지 얼마나 된지 알아요? 나 분명히 누가 있을꺼라고 생각은 했어... 그래서 맨날 휴대폰도 뒤집어 놓는 거라고...
- 태수 : 아, 수현아... 그거...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, 집에 가서...
- 수현 : 저렇게 차라리 영배 오빠처럼 가슴 사진이나 보내는 여잘 만나지 그랬어요...
- 태수 : 뭐?
- 수현 : 그럼 이해가 되잖아...
- 태수 : 가슴 사진은 이해가 된다구? ... 허... 시팔...
- 수현 : 몇 번이나 잤어요? 저 남자 뿐이예요? 언제부터냐구?
- 태수 : 아이구 그렇게 오래 안됐어!
- 영배 : 내가 한 마디 할게...
- 태수 : (영배에게) 아이씨... (수현 팔을 잡고서) 자 가자. 내가 얘기해 줄게... 저녁 잘 먹고 간다... 가자, 얘기해 줄게...
- 수현 : 오늘 어머니만 머리한 거 아냐... 사사껀껀 무서울 정도로 디테일한 사람이... 유일하게 나한테만 관심이 없어... 그 이유가 이런 거였구나...
- 태수 : 아이, 진짜 이럴래?
- 수현 : 애들한테 부끄럽지도 않아요?
- 태수 : 뭐가 부끄러워?
- 수현 : 애들한테 뭐라고 할래? 얘들아, 엄마 아빠 이혼해야 돼... 왜냐하면, 니네 아빠가 엄마보다 민수 아저씨를 더 사랑한데...
- 태수 : 그놈의 민수 씨... 이럴 거야?
- 수현 : 서로를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... 낯선 사람이었네...
- 수현 : 사람들은 서로 갈라서는 법도 배워야돼... (나가다가) 차라리 게이라고 말해줬음... 훨씬 쉬웠잖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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